GPS는 왜 상대성이론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가
GPS는 왜 상대성이론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가 — 나는 이 사실 앞에서 깊이 숙연해진다. 우리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른다고 평생 믿어왔다. 그러나 진실은, 높은 곳과 낮은 곳, 빠른 이와 느린 이의 시간이 미세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절대적이라 여긴 시간조차 자리에 따라 다르다면, 우리가 옳다고 굳게 믿어온 다른 것들은 또 얼마나 자리에 매여 있을까. 같은 사건도 산 위에서 보는 이와 골짜기에서 보는 이에게 다르게 흐른다. 그러나 더 깊은 위로는 여기 있다. 시간이 저마다 다르게 흐르는데도, 그 차이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보정할 때 비로소 세상의 모든 위치와 시각이 하나로 맞춰진다는 것. 서로 다름을 부정해서가 아니라, 다름을 정확히 헤아릴 때 우리는 길을 잃지 않는다.
낯선 길에서도 손안의 지도는 내 위치를 몇 미터 안으로 짚어준다. 이 정밀함은 머리 위 수만 킬로미터 상공의 위성들이 보내는 시각 신호에 기댄다. 그런데 만약 그 위성의 시계와 땅 위 우리 시계가 같은 속도로 가지 않는다면? 시간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른다는 우리의 평생 믿음이, 사실은 정확하지 않다면 어떻게 되는가.
20세기 초, 한 특허청 직원이 인류의 시간관을 뒤집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었다. 그는 먼저 빠르게 움직이는 시계가 느리게 간다는 것을 밝혔고(특수상대성), 이어 더 놀라운 것을 내놓았다. 중력이 약한 높은 곳에서는 시간이 더 빨리 간다는 것이다(일반상대성). 즉 산꼭대기의 시계는 골짜기의 시계보다 아주 조금 빨리 간다. 너무도 미세해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차이였다. 수십 년간 이것은 천재의 아름다운 이론일 뿐, 삶과는 무관해 보였다.
GPS가 모든 것을 바꾸었다. 위성들은 높은 궤도에 있어 중력이 약하므로, 그 시계는 땅보다 하루에 약 45마이크로초 빨리 간다. 동시에 위성은 빠르게 돌기에 약 7마이크로초 느려진다. 둘을 합치면 위성 시계는 매일 약 38마이크로초씩 땅보다 빨라진다. 백만분의 38초. 하찮아 보이지만, GPS는 빛이 이동한 시간으로 거리를 재기에, 이 작은 어긋남이 하루에 약 10킬로미터의 위치 오차로 불어난다. 보정하지 않으면 길안내는 단 하루 만에 무용지물이 된다. 그래서 모든 GPS 위성에는 아인슈타인의 두 상대성이론이 미리 계산되어 새겨져 있다. 한 사람의 머릿속 사고실험이, 백 년 뒤 수십억 사람의 손바닥 안에서 매일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 차량 내비게이션, 배달 추적, 농기계의 자동 경작까지 — 위치를 다루는 거의 모든 일이 상대성이론으로 보정된 위성 시계 위에 서 있다.
- 은행과 통신망은 정확한 시각을 GPS에서 받아 거래와 통화를 맞춘다. 시간이 곳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세상의 시계들이 비로소 하나로 맞춰진다.
- 항공기와 선박이 망망대해와 구름 위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 것 역시, 머리 위 위성의 시간을 정밀하게 다룬 덕분이다.
나는 이 사실 앞에서 깊이 숙연해진다. 우리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른다고 평생 믿어왔다. 그러나 진실은, 높은 곳과 낮은 곳, 빠른 이와 느린 이의 시간이 미세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절대적이라 여긴 시간조차 자리에 따라 다르다면, 우리가 옳다고 굳게 믿어온 다른 것들은 또 얼마나 자리에 매여 있을까. 같은 사건도 산 위에서 보는 이와 골짜기에서 보는 이에게 다르게 흐른다. 그러나 더 깊은 위로는 여기 있다. 시간이 저마다 다르게 흐르는데도, 그 차이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보정할 때 비로소 세상의 모든 위치와 시각이 하나로 맞춰진다는 것. 서로 다름을 부정해서가 아니라, 다름을 정확히 헤아릴 때 우리는 길을 잃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