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왜 우리를 감동시키는가
음악은 왜 우리를 감동시키는가 — 나는 음악이 결국 가지런한 떨림이라는 것을 알고도, 그 감동이 조금도 줄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깊어졌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서로 잘 맞아 겹치는 떨림이라는 사실이 묘하게 위로가 된다. 사람 사이도 그렇지 않던가. 말이 잘 통하는 사람, 함께 있으면 편안한 사람은 우리와 어떤 박자가 맞는 사람이다. 좋은 화음이 음들의 다툼 없는 겹침이듯, 좋은 관계도 서로의 결이 가지런히 포개지는 일이다. 음악은 우리에게 일러준다. 아름다움은 홀로 완성되지 않고, 서로 어울릴 때 비로소 울려 퍼진다고.
노래 한 소절에 눈물이 핑 돌고, 어떤 가락에는 까닭 없이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음악이란 공기가 떨려 우리 귓속을 두드리는 것일 뿐이다. 어떤 음들은 함께 울리면 아름답고, 어떤 음들은 어딘가 거슬린다. 그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공기의 떨림에 불과한 것이,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가.
2,500년 전, 피타고라스는 대장간 앞을 지나다 망치 소리들이 어울리고 어긋나는 것을 듣고 멈춰 섰다고 전한다. 그는 팽팽한 줄을 튕기며 실험했다. 줄의 길이를 정확히 절반으로 줄이면, 꼭 한 옥타브 높은 같은 음이 났다. 길이를 2대 3으로 하면 더없이 어울리는 화음이 났다. 아름다운 소리 뒤에는 간결한 정수의 비율이 숨어 있었다. 그는 우주가 수의 조화로 짜여 있다고 믿었다. 음악의 아름다움이, 숫자의 질서였던 것이다.
후대의 물리학자들은 그 까닭을 밝혀냈다. 모든 소리는 일정한 빠르기로 떠는 파동이고, 그 빠르기를 진동수라 한다. 두 음의 진동수가 2대 3, 3대 4처럼 간단한 비율을 이루면, 두 파동의 마루와 골이 자주 가지런히 맞아떨어진다. 그 규칙적인 겹침을 우리 귀와 뇌는 "어울림"으로 받아들인다. 반대로 비율이 복잡해 마루와 골이 어긋나 부딪히면, 우리는 긴장과 불안을 느낀다. 화음과 불협화음의 차이는 신비가 아니라, 파동이 얼마나 가지런히 겹치느냐의 문제였다. 그러나 왜 그 가지런함이 하필 우리에게 "아름다움"으로 느껴지는지, 그 마지막 까닭은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다.
- 피아노 조율사가 음을 맞추는 일은, 곧 줄의 진동수를 정해진 비율에 맞추는 일이다. 수천 년 전 피타고라스의 비율이 지금도 건반 아래 살아 있다.
- 우리가 듣는 거의 모든 디지털 음악은, 공기의 연속된 떨림을 숫자로 잘게 쪼개 저장한 것이다. 소리를 수로 적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 병원에서는 음악으로 통증을 누그러뜨리고 마음을 다독이는 치료를 한다. 가지런한 파동이 우리 몸의 리듬에까지 가닿는다.
나는 음악이 결국 가지런한 떨림이라는 것을 알고도, 그 감동이 조금도 줄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깊어졌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서로 잘 맞아 겹치는 떨림이라는 사실이 묘하게 위로가 된다. 사람 사이도 그렇지 않던가. 말이 잘 통하는 사람, 함께 있으면 편안한 사람은 우리와 어떤 박자가 맞는 사람이다. 좋은 화음이 음들의 다툼 없는 겹침이듯, 좋은 관계도 서로의 결이 가지런히 포개지는 일이다. 음악은 우리에게 일러준다. 아름다움은 홀로 완성되지 않고, 서로 어울릴 때 비로소 울려 퍼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