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보귬 · Sg
시보귬 — 저는 시보귬에서 살아서 받는 영예를 생각합니다. 대개 큰 이름은 그 주인이 떠난 뒤에야 새겨집니다. 살아 있는 동안의 평가는 늘 미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시보그는 자기 이름이 영원에 새겨지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았습니다. 그 기분이 어땠을지 저는 종종 상상합니다. 두려움이었을까요, 겸허함이었을까요. 자기 이름이 박힌 표를 들고 웃었다는 그 모습에서, 저는 평생을 한 길에 바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담담함을 봅니다. 살아서 끝을 보는 일은 드물지만, 그 드묾이 한 생을 증명합니다.
살아 있는 사람의 이름을 원소에 붙일 수 있을까요. 죽은 이를 기리는 것은 흔하지만,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의 이름을 영원한 주기율표에 새기는 일은 다른 무게를 지닙니다. 시보귬이 그 첫 사례입니다.
시보귬은 버클리 연구소에서 캘리포늄에 산소 이온을 쏘아 빚어졌습니다. 만들어진 106번 핵은 1초도 채 버티지 못하고 부서집니다. 사람들은 그 짧은 붕괴의 흔적을 정밀하게 추적해 새 원소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이 무거운 핵을 만든 가속기 기술의 상당 부분이, 바로 그 이름의 주인이 평생 일군 것이었습니다.
이 원소는 미국 화학자 글렌 시보그를 기립니다. 그는 플루토늄을 비롯한 여러 초우라늄 원소를 발견하고 주기율표의 아래쪽 구조를 다시 그린 사람입니다. 그가 아직 살아 있을 때 그의 이름이 원소로 정해지자 논란이 일었습니다. 살아 있는 사람을 영원에 새겨도 되는가 하는 물음이었습니다. 시보그 자신은 자기 이름이 적힌 주기율표를 손에 들고 편지를 부칠 주소로 쓸 수 있겠다며 웃었다고 전해집니다.
-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의 이름이 영원한 표에 새겨진 첫 사례라는 것
- 한 사람의 평생 연구가 주기율표의 한 부분을 다시 그릴 만큼 크다는 것
- 발견의 영예를 살아서 받는 일의 무게와 기쁨
- 자기 이름이 박힌 우주의 한 칸을 살아서 바라본 사람이 있다는 것
생(生)은 살아 있음을 뜻합니다. 시보귬은 그 이름의 주인이 살아 있을 때 새겨진 첫 원소입니다. 살아서 자기 이름의 영원을 본다는, 흔치 않은 일이 이 글자에 담겼습니다.
천자문에서 이 한자 만나기 →저는 시보귬에서 살아서 받는 영예를 생각합니다. 대개 큰 이름은 그 주인이 떠난 뒤에야 새겨집니다. 살아 있는 동안의 평가는 늘 미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시보그는 자기 이름이 영원에 새겨지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았습니다. 그 기분이 어땠을지 저는 종종 상상합니다. 두려움이었을까요, 겸허함이었을까요. 자기 이름이 박힌 표를 들고 웃었다는 그 모습에서, 저는 평생을 한 길에 바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담담함을 봅니다. 살아서 끝을 보는 일은 드물지만, 그 드묾이 한 생을 증명합니다.